운동 습관 들이기에 지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안녕하세요 님,
이번 대선이 어떻게 될지, 혹시 저희처럼 바짝 긴장하고 계신가요?
일단 표는 던져졌으니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우리 다같이 잘 살아내기 위한 작당을 해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사회의 흐름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몸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님의 몸이 단순히 본인의 '관리' 문제만은 아니지요. (세상은 자꾸 관리 문제라 얘기하고 관리 서비스와 기법에 포커스를 돌리고 있지만요😕😠) 삶에서 기쁘고, 슬프고, 희망차고, 절망스럽고, 분노하게 하고, 평온함을 주었던 모든 사건들이 우리 몸을 조금씩, 조금씩, 소리없이 빚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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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감을 느꼈을 때 몸 상태를 떠올려 볼까요. 소위 '자세'라고 말하는 근육, 장기 등 세포 조직들 간의 배열, 중력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한번 실험 삼아 몸으로 그 좌절의 상태를 구현해 보세요. 가슴이 뒤로 몸 안 쪽으로 아래로 후퇴하지 않나요? 그러면서 머리가 가슴보다 앞으로 빠져있진 않나요? 어깨부터, 허리, 가장 밑의 발은 어떤가요? 장기가 추욱 꺼지는 느낌이 드나요? 중력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작용하는 느낌이 들진 않나요?
긴장했을 땐 몸이 어떤가요? 화가 났을 때는요? 행복감이 몰려올 때는요?
(그림 출처: 스탠리 켈러먼의 <감정 해부학 Emotional Anatom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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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어떻게 몸으로 드러나는지, 이 '감정 해부학'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레터에서 더 다뤄볼텐데요, 대선의 결과가 가려지는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 몸을 빚을 또 다른 흐름..! 작지만 강력한 흐름을 함께 만들어보는 일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날들, 거센 파도를 타는 날들 속에서도 지키고 싶고 또 돌아오고 싶은 몸의 경험을 생각합니다. 지금 이 몸 그대로 즐겁게 노는 시간, 몸의 무게가 순간 줄어들면서 숨과 열과 생기가 되는 시간, 살아있는 몸의 짠함과 기쁨을 나누는 시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경직된 관리 프레임에서 나와서, 함께 '플레이풀한 자기돌봄'의 흐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자기돌봄도 사실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닌 나를 둘러싼 두발(새, 사람 성인)/네발(반려동물, 아가)/여러 발(나무, 곤충)의 생명, 하늘과 땅 등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 정확히는 '관계돌봄'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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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습관이라는 근대적 산물, 몸에 반하는 개념
갑자기 몸이 무너져서 병원을 찾은 날, 변화가 필요해서 헬스장, 요가원을 찾은 날, 그 곳에서 님 몸에 대한 리스펙트, 호기심, 새로운 가능성을 느끼셨나요?
🤔 혹시 '전문가'가 몸에 대해 무성의하고 불편하게 이야기한다고 느낀 적은 없나요?
🤔 날 제대로 알려고 하지도 않고 단편적으로 평가한 느낌이 든 적은 없나요?
😕 내 몸이 뭔가 잘못되거나 부족하다 느껴진 적 있나요?
😕 계획을 세워도 세워도 꾸준히 운동하지 못해 관리에 실패했다 느낀 적이 있나요?
😶 해서 좋은 건 알겠는데, 도저히 할 동기가 안 생기는 동작들이 있나요?
😔 여기저기 뭉치고 아픈데, 왜 그런지 모르겠고 막막해서 일단 버티고 있진 않나요?
😔 움직이는 것과 관해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나를 몸치라거나 운동 신경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나요?
공감하는 바가 몇 개라도 있다면 일단, 변화의월담과 동료해요!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연초여서 그런지 요즘 운동 습관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요, 몸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는 것부터 말씀드리고 싶어요. 운동은 근대에 만들어진 산물로, 수백만년 동안 진화해온 인간 몸에 있어 매우 낯설고 인위적인 개념이에요. 하버드 진화생물학 교수 대니얼 리버만은 <Exercised>라는 책에서 어떻게 인간이 운동을 하게끔 진화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서술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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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운동한다'는 의료계, 헬스 산업계가 만들어낸 논리로 진화 관점에서는 얼토당토않다는 거죠. 원래 인간은 정말 필요한 게 아니면 효율을 추구하여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진정 사람을 움직이는 동력은 크게 물리적인 니즈, 사회적인 니즈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먹거리를 구하는 것과 같이 생존에 대한 니즈가 있거나, 재미, 유대감 같이 사회적인 혜택과 가치를 느끼는 겁니다.
혹시 운동 습관 못 들인다고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하다는 말 들으셨다면, 당장 몸에게 사과와 위로를 건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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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해야지- 보다 같이 놀자-고 하는 초대
운동해야 된다는 말이 애초에 우리를 움직이기에 역부족이었던 겁니다. 우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요.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잘 움직이고 액티브한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가꿀 수 있을까요? 현대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수렵채집 시대처럼 움직여야 하는 니즈는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외롭고 고립될 수 있는 시대에 안전하고 즐거운 연결, 관계 형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몸을 움직이면서 삶의 짐이 잠시 덜어지고, 몸이 가벼워지거나 개운하게 트인 경험, 따뜻하게 위로받거나 충만해진 경험, 하나쯤은 갖고 계신가요? 어린 시절 신나게 놀던 시간에서든 일상을 벗어난 여행에서든요. 변화의월담은 <생존을 위한 놀-이>기획에서 이런 몸의 경험을 더 자주, 꾸준히 나누려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운동이 아니라움직이는 재미를 깨우는 놀이, 세상을 잊고 지금 살아있음을 만끽하는 시간, 다시 찾고 싶은 몸의 기억으로 채우는 운동장, 함께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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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과 2월 <생존을 위한 놀-이> 클럽에서 약 스무 명의 몸이 누빈 그 뜨거운 운동장의 열기를 글과 사진으로 전합니다.
그리고 3월 12일 이번 토요일, 놀이 클리닉에 님을 초대합니다. 놀이 클리닉은 아픈 어깨, 뻐근한 척추 등 아프거나 굳어있는 몸을 놀이로 젠틀하게 깨워주는 시간입니다. 월담 교육자 리조와 함께 놀면서 체육 수업, 헬스장, 요가원에서 들을 수 없었던 몸의 이야기, 열지 못했던 몸의 가능성을 찾아보세요!
(p.s. 놀이클리닉은 네 명만 받기에 신청이 빨리 마감될 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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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펼쳐갈 기획과 레터에 대해 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 어디(지역 혹은 구체적 장소)에서 놀면 좋겠나요? - 어떤 놀이(/스포츠/운동)를 하고 싶나요? - 월담 레터에서 다뤄지면 좋겠는 주제나 관심사가 있나요?
- 변화의월담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든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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