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담 카톡 시작, 10년 사용을 회고하며🥲 안녕하세요, 변화의월담입니다.
지난 레터에서 레터 내용 개편과 카톡 채널 활성화 소식을 알렸었는데요,
어떠셨는지요? 월담은 문자보다 보기 좋고, 레터보다 신속하게 소식을 전할 수 있어 뿌듯했는데요. 혹시 의견이나 제안 있으시다면 레터 하단의 '월담에게 말걸기'로 나누어 주세요!
앞으로 월담의 생각과 경험, 지식들은 레터로 나누고, 프로그램 소식은 카톡으로 나눈다는 점, 다시 한번 안내드립니다. 카카오톡은 유투브와 더불어 월담이 마지막까지 피하고 싶었던 앱인데요, 카카오톡을 선택하게 된 것에 마케팅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예상을 빗나가는 이유였나요🙃) 일편의 인류애를 실천하듯, 가깝고 먼 이웃들에게 진심을 담아 쓰는 레터의 진정성과 따뜻함💓을 보호하고, 현실의 시간을 갉아먹는 SNS와 🥊대적하기 위해서인데요, 그 이야기는 아래에 더 자세히 적어볼게요.
카톡으로 처음 나간 워크샵 소식🌲🐶 (살짝 보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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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월담이 보낸 첫 카톡은 이번 토요일 강원도 태백에서 '숲이 주는 쉼'을 느끼는 <포-레스트> 캠프 소식이었습니다. 이 곳에서 월담은 1시간 가량의 '바디 커뮤니케이션' 세션을 엽니다. 🧘♀️ 요즘 숲이나 산에서 요가하는 게 유행이던데, 월담 소울로는 세상 하나뿐인 '이 숲'에 와서, 숲이 아닌 누군가의 정해진 동작에 집중하며 인공 매트 위에서 움직이는 세션은 뭔가... 어색한 것 같아요. 숲 안의 생명이 되기보다, 숲을 이용하는 느낌... 🌳 그래서 누군가를 따라하기보다, 내가 들어온 숲의 빛깔, 소리, 질감에 대해 몸으로 알고 싶고 또 알아차리는 아이/동물로 돌아가서 함께 움직여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세션을 꾸렸습니다.🐾 산에 갈 때마다 산의 온갖 내음과 주름을 온몸으로 느끼고, 내려와서는 또 다른 존재로 변해있는 월담견 송이처럼요! (송이도 태백에 함께 갑니다. 사진 속에서 송이를 찾아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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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커뮤니케이션을 회고하며: 기술 너머의 인간 소통을 위해
삶에서 이렇게 휴대폰과 '건강한 거리두기'를 매일 리마인드하며 지키려 애쓰는 조직은 처음입니다. 10년 전, 별 의심이나 저항없이 스마트폰으로 편승한 대중의 흐름에 휩쓸려 울며 겨자먹기로 스마트폰을 받아들였었습니다. 폴더폰의 버튼을 누르는 명확한 촉감도 앗아가고, 돌멩이처럼 쥐었다 툭 던질 수 있는 자유도 앗아가고, 원치 않는 기계와 요금제를 소비하게끔 강요하는데, 도저히 왜 스마트폰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도 스마트폰 - 기계 자체이기 보다는 그 기술 환경을 강요받는 삶 - 이 싫었고 지금도 참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사용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카카오톡'의 급 확산 때문이었습니다. 카톡의 '그룹 채팅'과 '실시간 확인' 기능이 대학교 팀플 작업에서 필수 요소로 떠올랐었지요. 수신자의 입장에서 메세지를 바로 확인하게끔, 독특한 '까똑!' 알림음을 울리는 것도 이슈였지만, 사실 더 조용하고 거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발신자의 입장에서, 구성원들이 메세지들을 (얼마나 빨리) 확인하였나, 확인하고도 답을 했나/안 했나를 실시간 확인케 하는 '메세지 옆 숫자'들 입니다. 그 '작은 숫자'들의 존재는 이상한 감시와 집착, 그리고 불필요하고도 상상 이상의 오해와 긴장을 불러일으켰고, 지금도 여전히 수 만명의 삶에서, 사회 곳곳에서 지속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이 사랑과 존중, 기다림과 상호이해의 원칙으로 만들어진 커뮤니케이션 앱이 아닌 건 확실합니다만, 그 연약한 가치들을 부단히 지켜야 하는 관계들 속에도 불가피하게 깊숙히 들어와 있는 현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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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커뮤니케이션 주체 간의 '거리두기'를 노골적으로 지우려는 그 무례한 숫자 덕분에, 카카오톡 출시 10년 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의 '건강한 거리두기'에 대해 사유할 줄 아는 이들과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의 편리한 기능만큼이나 부작용과 잠재적 재앙에 대해서 더 사려깊게 논의하고, 우리만의 슬기로운 카톡 사용 문화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답장이 늦어 미안하다'는 말은 정말 진심일 때, 꼭 필요할 때 쓰는 걸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몇 일 뒤에 온 연락에 '답장이 늦어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받을 때마다, 숨가쁘고 무거운 그의 일상에 내 메세지까지 얹혔을 상황을 생각해보면, 사과받는 게 되려 미안해집니다. 삶의 소용돌이에 휩쓸려본 이들이라면, 답장에 시간이 걸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다 알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조급한 사회에서 습득한 죄송함 대신, 이 정신없는 세상에서 연락을 '기다려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걸 어떨까요. 최악의 해석을 보류한 채,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되는 진심과 믿음은 언제나 따뜻하고 소중했습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매번 실수와 아쉬움, 안타까움을 면할 수 없는 삶에서 죄책감과 미안함보다, 더 많은 고마움과 믿음을 나누는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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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톡을 선택한 복잡한 이유 (힌트: 디지털 자본주의)
요즘 카카오톡이 뉴스레터보다 마케팅 효과가 좋다는 정보가 나오고 있는데요, 솔직히 월담에게는 그닥 유의미한 정보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월담 교육은 참가자 수에 매달리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시민지원기관, 공익단체와 협력해서 무료로 제공하거나, 수익이 남지 않는 정도의 참가비를 받기 때문에, 많은 참가자들을 끌어모아야 하는 사업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2명이 온 경우든, 20명이 온 경우든, 즐거움과 의미 측면에서는 서로 비교가 되지 않게 좋고 특별합니다. 애초에 월담 교육과 교육자들의 영혼(고유함과 창의성)을 지키고자 비영리 구조로 월담을 만들었고요. 물론 공익 확산 측면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좋은 장을 나누고 싶은 그 애정과 사명감 때문에 홍보물 작업에 글자 한 자, 이모지 한 자 정성을 기울이고, 얼마나 신청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분량과 속도(전달 효과성) 측면에서 이제부터 워크샵 홍보를 레터보다는 카톡으로 하기로 했다 말씀드렸었는데요. 그러면 왜 인스타나 페북 같은 소셜미디어가 아니고, 카톡을 선택했을까요? 이유는 소셜미디어에 잡다한 정보와 자극들이 너무도 많아, 카톡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현실의 시간을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주목한 문제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SNS에 올라온 정보의 양, 유용함 정도보다는 SNS가 심화시킨 만성 시간 결핍증, 현존 불가능성, 삶의 시간적 빈곤에 대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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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이슈였던 다큐멘터리 영화 <소셜 딜레마> (한글자막 예고편 링크) 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거대 SNS 기업들이 경쟁하는 대상은 서로가 아니라, 바로 현실 속 우리들의 삶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회사들이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수익 대부분은 광고 수익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앱에서 머무는 시간'이 수익 창출의 원천입니다.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수록, SNS 같은 가상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고, 수익 구조는 흔들리게 되지요. 만약 사용자가 노동자라면, 틱톡은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자기 돌봄과 내면에 집중할 시간과 경쟁합니다. 그 시간에 자극적인 콘텐츠를 쏟아내는 틱톡을 보게 해야지요. 만약 사용자에게 아이가 있다면, 유투브는 양육자의 관심과 시간이 필요한 아이들과 경쟁합니다. 양육자가 아이들과 더 많이 현존하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록 SNS는 불리하기 때문이죠. 양육자가 아이에게서 시선을 돌려 유투브로 향하는 순간 수익은 증가하고, 관심을 요청하며 칭얼대는 아이에게 유투브 영상을 물려주는 순간 수익은 배가 됩니다. 물론 현실세계가 현존하기에 너무 고통스럽다면, 잠시 삶과 고통을 유예하는 방법으로 더 나은 방법이 없다면, 몇 분, 몇 시간, 며칠을 인스타그램에서 보낼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삶의 존엄이 최우선 가치가 아닌 현 사회 구조에서 (돌봄 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의 삶에 SNS 중독이 엄습하고, 아이들 세대에 그 중독이 되물림되는 현실이 슬플 뿐이지요.
저희 경험을 돌아보건대, 아무리 카톡이 성가시거나 힘들어도 메세지 교환이라는 본분이 있기에, SNS보다는 삶의 시간을 덜 뺏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SNS에 워크샵 홍보물을 올리고 여러분들이 언제든 SNS 늪에 발을 들여 우리 게시물을 발견해주길 바라기 보다는, 그냥 여러분께 직접 메세지 한 통을 보내는 걸 선택했습니다. 돈 조금 들이고 더 깔끔하고 이쁘게 작성해서요. 더 나은 방법을 찾을 때까지 쓰는 '필요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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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어떤 가을을 보내고 계신지, 어떤 것에 주목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현실세계의 삶을 더욱 충만하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언제든 말 걸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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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월담 - 몸으로 세상의 문제를 풀다 -
온갖 위협과 불안 속에서도
즐거운 몸의 돌봄과 연대를 지키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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