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너무도 오랜만입니다.
이번 겨울 어떻게 통과하셨고, 올해는 어떻게 헤쳐가고 계신지요.
새해 인사를 올리는 편지를 시작하고 결국 3개월동안 보내지 못했지만,
이제서라도 다시 쓸 수 있게 되어, 안부를 전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저희는 생애 첫 코로나와 가족 돌봄의 무게, 전례없는 물가와 에너지 요금에 아주 혹독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이번에 겪은 건 겨울이 되면 다시금 찾아오는 생활고가 아니었어요.
기후위기의 영향을 뼈져리게 느끼며 삶을 전면적으로 돌아볼 수밖에 없던 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그 위기 속에서 발견한 건 새로운 차원의 감사함과 용기였습니다.
아픔을 넘어 돌봄과 사랑을 나누는 동료, 지금의 나, 우리, 월담을 가능케 했던 수많은 인연들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그 감사함은 언제, 어디서든 비슷한 아픔, 운명을 공유할 동료 시민들에게 더 깊이 있고 담대한 몸의 교육으로 가닿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